원래 이 글은 서울 남산의 신사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쓰고자 했는데, 그 이야기를 적기 전 신사라는 것과 신사 참배등의 의미에 대해 적어 보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항상 때가 되면 매스컴에서 보도하고 있는 靖国神社. 정작 한국인들은 그 의미와 파장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우리는 저들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고 모르기 때문에 저지르고 있는 실수도 있다.
먼저 신사라는 것은 일본이 불교 문화를 받아 들이기 되면서 생긴 일본 고유의 문화이다. 이곳에 조상들을 모시고 때때로 찾아가 명복을 빌고 길흉을 점쳐 보는 등 일본인들의 생활에 그만큼 깊숙히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찾아가 명복을 비는 행위 자체를 신사 참배라고 부르는 것이다.
당연히 신사라는 것은 일본 전역에 있으며 그들이 이곳에 가는 것이나 참배하는 행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일제치하에서 우리가 그렇게 완강히 거부했던 것은 내선일체나 창씨개명등과 같은 민족말살정책의 연장선으로 그들의 문화인 신사를 강요하고 거기에 참배하기 강제했기 때문이다.
지금에서 문제는 무엇인가? 문제는 靖国다. 이것이 일본 극우파와 군국주의자들의 중심에 서 있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靖国는 東京의 千代田区(ちよだく)에 있는 신사로 일본 전역에 약 8만여개에 달하는 신사중 가장 규모가 큰 신사 중의 신사이다. 메이지 유신(明治維新)직후인 1869년 막부군과의 싸움에서 숨진 영혼들을 '호국의 신'으로 제사 지내기 위해서 건립되었다. 건립 당시의 명칭은招魂社(しょうこんしゃ)로 일본 전역에 세워진 신사중 황실이 직접 납폐하는 으뜸 신사였다. 이후 쇼콘샤는 일본의 대외침략과 발맞추어 국가신도의 군사적 성격을 대표하는 신사로 자리잡았고, 西南(せいなん)전쟁 2년 뒤인 1879년에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름은 뜻 그대로 '나라를 편안하게 한다'이다. 즉 호국신사이자 황국신사로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전몰자를 호국의 영령으로 제사하고, 여기에 천황의 참배라는 특별한 대우를 해줌으로써 전쟁 때마다 국민에게 천황숭배와 군국주의를 고무, 침투시키는 데 절대적인 구실을 하였다. 또 전몰자들은 천황을 위해 죽음으로써 생전의 잘잘못은 상관 없이 신(神)이 되어, 국민의 예배를 받았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야스쿠니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전쟁터로 떠났을 만큼 모든 가치의 기준을 천황에 대한 충성 여부에 두었고, 따라서 야스쿠니신사의 제신(祭神) 원리는 국민의 도덕관을 매우 혼란하게 만들었다. 천황을 위한 죽음은 대부분 명분 없는 침략전쟁에서의 죽음이었기 때문에 일본 군국주의는 이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로 신화의식을 조작해 야스쿠니신사를 탄생시킨 것이다.
전쟁이 끝난 뒤 연합군총사령부는 야스쿠니신사의 호국적 성격을 알고 단순한 종교시설과 순수한 전몰자 추도시설 중 하나를 택하라고 일본에 강요, 일본은 종교시설을 택하였지만, 야스쿠니신사의 특수한 기능인 전몰자 추도시설 기능을 완전히 박탈하지는 못하였다. 1947년 일본은 신헌법에서 정교분리를 규정한 뒤에도 야스쿠니신사가 종교시설이자 전몰자 추도시설임을 인정하였고, 1960년대 말부터는 야스쿠니신사를 국가의 관리 아래 두자는 법안을 계속 제출하였다. 비록 여론에 밀려 번번이 실패하기는 하였지만, 갈수록 이러한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1978년에는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합사되는 일이 발생하자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일본의 보수 우파 세력은 'A급 전범은 연합국이 일방적으로 규정한 것일 뿐, 일본 국내법상으로는 범죄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등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을 부채질하였고, 일본 정부 역시 후생성이 중심이 되어 민관합동기구가 결정한 일일 뿐이라고 발뺌하였다.
1985년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가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공식 참배하였고, 2000년에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가, 2001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공식 참배하였고 지난 2006년 8월 15일에도 小泉가 참배에 나섰었다. 8,90년대만 하더라도 여론의 분위기로 참배 강행이후 개인자격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小泉의 경우 총리대신의 자격이라는 것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2006년 현재 야스쿠니신사에는 총 246만여 명의 전몰자의 위패가 안치되어 있고, 일본 육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무라 에키지의 동상, 대형 함포 등 각종 병기, 자살특공대인 神風(がみかぜ) 돌격대원의 동상, 전함 야마토의 특대형 포탄, 군마와 군견의 위령탑, 제로센[0戰] 전투기 등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쟁 유물과 전범의 동상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전시되어 있다. 야스쿠니신사의 상징인 흰 비둘기가 평화를 의미하는 것과는 반대로, 전시물들은 전쟁과 전투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어 전쟁박물관인지 신사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비추어 보면 항상 극우주의자들과 군국주의자들의 중심이 서 있던 야스쿠니가 왜 문제가 되고 우리가 왜 그들을 반대해야 하는 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Enowy

